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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hang, Youngmoon

타카츠키 재즈 스트리트


저희 문화공작소 세움의 운영팀과 회사의 음악감독이자 김성배 퀸텟의 리더인 김성배 음악감독을 비롯, 김성배 퀸텟 멤버들은 타카츠키 재즈 페스티발에 참여하기 위해서 지난 5월 3일, 일본 오사카로 향했습니다. 출발하는 날, 한국의 날씨는 흐리고 비가 내렸지만, 오사카에 도착하자 맑고 푸른 하늘이 펼쳐졌습니다.

타카츠키 재즈 스트리트는 일본의 오사카 타카츠키 지역에서 진행되는 재즈 페스트발입니다. 이 기간 동안 이 지역에는 무려 50개 이상의 장소에서 매일 여러차례의 재즈 공연이 펼쳐집니다. 50여개의 장소에서 하루 3회라고 가정해도 하루에 150번이 넘는 공연인 것입니다. 저희가 방문한 올해에는 안내 책자에 무려 57개의 공연장소가 등록되어 있었습니다. 이 타카츠키 재즈 스트리트는 올해로 17회째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이 행사가 열리는 지역은 타카츠키 역(Takatsuki Station 高槻駅 Takatsuki-eki)과 타카츠기-시 역(Takatsuki-shi Station 高槻市駅 Takatsuki-shi-eki)이 인접해 있습니다. 이 두 역은 노선이 다른 두 개의 다른 역으로 약 500미터 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JR에서 운영하는 JR 쿄토라인 (東海道本線) 에 해당하는 타카츠키 역은 1876년에, Hankyu Corporation (阪急電鉄株式会社)에서 운영하는 타카츠키-시 역은 1928년에 개통되었습니다. 일본인들의 철도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합니다. 그리고 일본 철도의 기본요금은 우리나라보다 조금 비싼 편입니다.

이 두 역 사이에서도 다양한 공연들을 볼 수 있음은 물론, 역사 주변에서도 다양한 공연이 열립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두 역 주변에는 커다란 광장이 없는데 때문에 이 일대는 매우 혼잡해집니다. 이를테면, 잘 알려진 후쿠오카 지역의 하카타 역 앞에는 커다란 광장이 있고, 이 곳에서 종종 행사가 열리곤 합니다만, 타카츠키는 두 개의 역사 사이에 이러한 공간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숙련된 자원봉사자와 해당 지역 경찰들에 의해서 상당히 질서정연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역 주변에서부터 적극적으로 공연을 홍보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평균연령은 못잡아도 50대 이상이었습니다.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안내책자를 나눠주던 그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내심, '우리나라의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는 하기 어렵겠네요.

(1) 지역사회와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

다양한 연구 자료가 알려주고 있는 사실은 각종 음악 페스티발 참가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부분은 참가 뮤지션입니다. 특히나 대형 페스티발로 갈수록 이러한 상황은 두드러집니다. 때문에 소위 말하는 뮤지션의 지명도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타카츠키 재즈 페스티발은 지역의 기존 공간들을 공연장(venue)으로 활용하며 다양한 공연들이 펼쳐집니다. 흔히 알고 있는 우리의 자라섬 재즈 페스티발이나 서울 재즈 페스티발과는 사뭇 다른 형태입니다. 보통 생각하기 쉬운 '메인 스테이지'의 개념도 그다지 강해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지역 전체를 활용하는 축제이니만큼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필요해보였습니다. 특히 중간중간 큰 규모의 공연장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타카츠키 현대극장(高槻現代劇場)과 같은 장소 안에는 각종 음향, 조명 장비들을 운영하기 위한 전문 인력들과 자원 봉사자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런 공간에는 특히 휴일을 맞아 참여한 청소년,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타카츠키 재즈 스트리트 기간 동안 최소 10만여명의 인파가 이 지역을 찾는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지역 생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잘 알려진 기업들이 스폰서로 행사를 후원하여 공연은 무료로 열리고 있었습니다.

이 타카츠키 재즈 스트리트는 일본 내에서 잘 알려진 프로 뮤지션들과 학생들, 일반인들로 이루어진 아마추어 뮤지션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 밀착형 축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씁니다.

(2) 풍부한 경험과 시민의식의 반영

타카츠키 재즈 스트리트에서 흥미로웠던 것 가운데 하나는 관람객 층이었습니다. 동시간대에 다양한 장소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20년 가까이 축적된 경험으로 다양한 관객층을 배려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앞서 적어드린 타카츠키 현대극장(高槻現代劇場)에는 아침부터 어르신들이 많이 찾아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공연 시작 전부터 줄을 서거나, 앉아서 오니기리(일본식 주먹밥 - 삼각김밥)를 먹으며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일대의 주점과 클럽들에서는 낮부터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중/대형 시설들에 주로 어르신들이 찾아오신다면, 이러한 공간들에는 젊은이들이 모여 공연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재즈'라는 장르를 연주하지만 일본인들이 가진 특유의 시각문화가 반영되었는지 화려한 공연의상들로 눈에 띄었습니다.

지역축제를 기획하면 '메인이벤트'와 '소이벤트'를 구분하는 사고방식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다양한 조사 자료에 근거해보면 사람들이 페스티발을 선택하는 큰 요인은 소위 '라인-업'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타카츠키 재즈 스트리트는 장소 및 설비특성에 기반한 공연 배치를 통해서 높은 비용을 소모하지 않고 효과적인 관객 수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간사이 대학(関西大学, Kansai University)과 같은 학교에서는 대학 캠퍼스 일부를 제공하여 시민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간사이대학의 전신인 간사이 법률학교는 프랑스인 법학자 보아소나드에게 사사한 이노우에 미사오, 오구라 히사시, 호리타 마사타다 등 사법관과 자유민권운동가인 요시다 가즈시가 연대하여 1886년 11월 4일 오사카 니시구 교마치보리에 있는 간소지(願宗寺)에 설립하였습니다. 당시 오사카항소법원장이었던 고지마 이켄(児島惟謙)원장은 명예교원 자격으로 창립에 참여해 감독 역할을 맡았습니다(간사이 대학 소개 중). 간사이 대학은 이 지역 최초의 법률대학이라고 합니다.

(3) 타카츠키 재즈 스트리트를 통해 알게된 그늘

분명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거대한 시장 규모를 자랑합니다. 음반 전체 시장의 규모는 전세계 2위 그리고 하드카피 음반 시장의 경우에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뮤지션들과 관계자들을 통해 알게된 사실은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지역 기반 재즈 페스티발의 경우에도 다양하고 규모있는 스폰서들에 의해 지원되고 있기도 하지만 반대로 평소 이 지역에서 공연 가능한 공간들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그렇게 풍성하지 않다고 합니다. 지역기반, 독립 레이블 혹은 독립 뮤지션들에게는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사실상 그리 쉽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생각됩니다.

주류 음악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것은 사실 다양한 저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본의 뮤지션들 가운데에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예술 분야 종사자들 가운데에는 이러한 여건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헌데, 실상 이것은 우리나라나 일본 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실이기도 합니다.

(4) 글을 정리하며

처음 타카츠키 재즈 스트리트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은 일본이라는 사회가 가진 '실력'이었습니다. 처음 500여 미터의 거리를 두고 있는 두 개의 역의 복잡한 배경을 설명하며 시작한 것은, 이러한 복잡한 사회관계 속에서 목적을 위해 협의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수많은 인력들이 이 행사를 움직이고, 운영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더불어, 성공적으로 행사가 운영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그 이면에는 어디에서나 쉽지 않은 예술분야의 그늘이 보이기도 했다는 점을 보며, 소위 이러한 문제해결을 어떠한 방법을 통해 이끌어낼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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